'뮤지엄 산'은 한국관광 100선 안에 들어가 있는 만큼 꼭 한 번은 다녀오기 좋은 미술관입니다. tvn 토일드라마 '마인'의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콘크리트 벽면과 좁고 긴 복도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극 중 재벌가 인물들의 비밀, 내면, 경직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실내와 외부로 나누어지는 '뮤지엄 산'의 관람순서와 설계자 안도 다다오, 그의 건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뮤지엄 산'의 구성
'뮤지엄 산'은 미술관들이 보통 도심에 있는 반면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규모도 어마하게 커서 대충 한 바퀴 돌아보는데도 2시간은 걸렸습니다. 도슨트 투어도 시간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해설관람을 하시면 되고 만약 명상과 식사를 일정에 넣으신다면 5시간은 걸릴 것 같습니다. 실내전시 관람 후에는 야외전시도 있는데 날씨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야외로 통하는 문에는 우양산이 비치되어 있으니 햇빛 자외선 차단용, 눈, 비 막는 용도로 쓰시면 됩니다.
● 조각공원,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뮤지엄산은 웰컴센터를 시작으로 조각공원, 플라워가든을 통과하면 가장 인상적인 워터가든과 뮤지엄 본관 건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리버반의 작품인 빨간 아치웨이를 통과해 걸어가는 길은 양옆으로 물이 찰랑 거리고 있고 그 길에 맞닿아 있는 건물이 본관입니다.
물은 깊지 않고 20cm로 얕은데 거대한 호수처럼 보이고 마치 본관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물에 진동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거울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파란색 하늘과 본관 건물이 아주 선명하게 물에 비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울 효과가 나는 이유는 물아래 돌이 검은색이라 주변 자연경관 전체가 물에 비치니 훨씬 넓어 보입니다.
● 본관건물 - 박물관과 미술관
본관건물 안은 '페이퍼갤러리'라는 종이 박물관과 '청조갤러리'라는 미술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종이 박물관이 나오는 이유는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지었기 때문입니다. 청조갤러리 미술관은 이 전 고문이 40여 년간 수집한 작품이 300여 개 소장되어 있는데 그녀의 호를 따서 '청조컬렉션'이라고 불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의 컬렉션에는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을 비롯해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도 들어와 있고 아시아 최초로 제임스 터렐 작품이 4개나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본관 건물은 미로 구조로 되어 있어 동선을 따라가야 중복되지 않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 공간 이동 중에는 복도에 난 통창으로 외부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창 밖의 풍경 또한 하나의 예술이며 복도에 마련된 의자에 앉으셔서 자연의 거대한 미술작품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실내관람을 마치고 야외로 나오면 스톤가든이 있고 이쪽에서 명상관과 제임스터렐관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스톤가든은 건축가분께서 경주 고분을 모티브 한 것으로 파주석으로 된 커다란 돌무더기를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설계자 안도 다다오
'뮤지엄 산'은 일본출신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했는데 고 이인희 고문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미술관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산꼭대기의 설계를 맡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8년에 걸쳐 전원형 미술관을 완성시켰습니다. 안도 다다오는 오사카 출신으로 고졸이지만 건축에 대한 순수한 열정 하나로 뒤늦게 혼자 독학해서 건축을 배운 사람입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건축을 배웠고 그의 노력 덕분에 지금은 대학을 나온 어떤 건축가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대단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 안도 다다오 건축 특징
안도 다다오는 인간의 특성이 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러한 이성의 산물이 건축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가치란 이 이성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 생각했고 자연과 인공의 조화, 대조 속의 조화를 통해 우리 인간은 자연과 공명할 수 있다는 게 안도 다다오의 신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건축물은 닫혀있지만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과 늘 상호작용이 되어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2000년대에 노출 콘크리트를 이용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큰 인기를 얻었는데 그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자연을 끌어들였습니다. 자연을 끌어안은 조경과 빛의 활용 덕분에 그는 바람과 물의 건축가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70년대 일본의 주요 건축 재료는 목재였는데 안도 다다오의 데뷔작인 노출 콘크리트는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데뷔작 콘크리트 박스형 건물은 건물 가운데에 중정을 놓아 빛과 바람과 늘 교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부에는 콘크리트 외부와 차단된 내적 사유의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카페와 아트샵
카페와 아트샵은 웰컴센터에서 본관 들어가는 길에도 있고 본관 내에도 카페와 아트샵이 있습니다. 본관 내 카페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고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었습니다. 계단식 연못으로 만들어진 곳은 주변 자연경관이 고스란히 비치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사해 주었고 탁 트인 산을 조망할 수 있는 좌석은 눈이 시원해서 좋았습니다. 종이박물관 내 판화공방에도 아트샵이 있으며 에코백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금빵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한국의 소금빵 (0) | 2025.02.27 |
---|---|
아침 공복에 사과를 먹을 때 주의할 점 (1) | 2025.02.27 |
무릎관절염 통증 치료방법과 관리법 (0) | 2025.02.26 |
자허토르테의 탄생배경과 오늘날까지의 역사 (0) | 2025.02.25 |
[핀란드 셋방살이]핀란드 사우나와 링곤베리 (0) | 2025.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