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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소금빵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한국의 소금빵

by 라이프 리뷰 2025. 2. 27.


 

빵사진

 

일본의 바닷가 작은 빵집에서 시작된 소금빵

 

일본에서는 '시오빵'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버터롤 형태 모양이 제일 많고 빵 표면에 소금을 뿌려 버터의 고소한 풍미를 함께 맛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원래 프랑스에서 먹던 소금빵은 한 끼 식사용이었고 바게트 같이 딱딱한 빵을 소금에 찍어 먹었는데 그렇게 특이할 것은 없는 빵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착안하여 일본의 소금빵은 식사빵 대신 간식빵으로 개조되었고 소금을 찍어 먹는 대신 토핑으로 뿌리고 단맛을 더하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소금빵의 원조는 일본 에히메현에 위치해 있는 작은 빵 가게 '팡 메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96년에 창업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빵 집의 사장 히라타 미코시는 지역 특성상 여름이면 무척 더워져 사람들이 빵을 사지 않자 무슨 빵을 새로 만들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2003년 어느 날 고향을 찾은 그의 아들이 요즘 프랑스에서는 빵에 소금을 뿌린 것이 잘 팔린다고 이야기를 했고 사장님은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염분도 보충할 수 있는 신제품 시오빵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버터롤은 빵 무게의 10%에 해당되는 버터가 들어가는데 20%를 넣어서 딱딱한 프랑스 빵보다 부드러운 식감을 주는 빵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렇게 하니 굽는 동안 버터가 녹아내려 반죽 안에 공기층(버터홀)이 생기고 밑면은 바삭하게 구워져 쫀득한 식감을 만들어 내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우리에게 인기 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완성되었습니다. 여기에 암염까지 토핑으로 뿌리고 나니 빵 맛은 확 살아나게 되었고 암염의 결정 구조가 단단해 빵을 구울 때 나오는 수증기 속에서도 잘 녹지 않고 알갱이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시오빵이 잘 팔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외형이 수수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버터롤보다 10엔 (100원) 정도 더 비쌌기 때문이었습니다. 4년 동안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뜻밖에도 어시장 어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새벽 경매가 이루어지는 어시장은 육체를 쓰는 일이 많았고 특히 여름이 되면 땀이 비 오듯 쏟아지기 때문에 염분 보충이 필수적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어시장 일꾼들 사이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사랑받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소금빵

소금빵은 한국에서 일본식 베이커리를 지향하는 몇몇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2022년 경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져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전국적으로 빵지순례라는 말이 생겨나고 인스타 업로드용 사진에 감성과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젊은 층들이 생겨나자  고소한 버터 풍미와 단짠 조합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농심에서 내놓은 빵부장 시리즈 중 하나인 소금빵 과자는 역으로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에 와서 구매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에 스타벅스에서 출시된 소금빵 3종 세트는 출시 일주일 만에 25만 개 판매를 돌파했고 투썸 플레이스에서도 소금빵을 재해석한 '소금 버터빵' 2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제빵업계 관계자들은 소금빵의 주된 인기층인 MZ세대들의 입 맞을 사로잡기 위해 기존 소금빵에 다양한 토핑과 내부 충전물들을 넣어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전 출근 시간대에는 소금빵이 직장인들에게 많이 팔리며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빵값이 비싼 이유

다만 한국의 소비자들은 비싼 소금빵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원조 소금빵 집에서는 1개당 110엔으로 천 원 정도 하는 가격인데 대량 생산 업체인 프랜차이즈에서 조차도 2천 원 대에 팔리고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유명 빵집에서는 3천 ~ 5천 정도 원까지 가격이 뛰기도 합니다. 이에 제빵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물류비와 인건비,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최근에 계속되고 있는 팬데믹, 전쟁, 이상 기후 때문에 원재료의 가격이 상승하긴 했지만 문제는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데도 소매가격은 낮춰지지 않는 데 있습니다. 
 
고가의 수입 원재료들은 수입상, 도매상, 소매상의 유통과정을 거치다 보니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데 원재료만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게 인건비입니다. 제빵업은 전문 인력을 다수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좁은 골목에도 베이커리 전문점이 여러 개가 되다 보니 경쟁이 과열해지고 재고부담 때문에 수익성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빵 등 디저트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가 많아 업체들이 가격을 쉽게 올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소확행이란 말이 2018년부터 나오고 있는데 이는 고급호텔에서 10만 원이 호가하는 디저트와 프리미엄이 붙은 빵에도 기꺼이 소비를 하는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세계에서 빵 값이 가장 비싼 나라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생산자 둘 다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