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의 유래와 재배과정, 다도 하는 법

요즘 카페 전문점에서는 말차가 들어간 메뉴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말차빙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말차의 유래와 재배과정, 말차를 이용한 다도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차의 유래

 

말차는 일본 전통 차 문화의 중심에 있는 가루차인데 그 유래는 중국 송나라 시절인 10-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차를 잎째 갈아 가루로 만든 후 뜨거운 물을 부어 거품을 내며 마시는 방식이 유행했습니다. 이 차 문화는 일본의 선종 승려들이 송나라로 유학을 가서 수행을 배우는 과정에서 접하게 되었고 차 씨와 함께 귀국했습니다. 이후 가루차는 일본의 사찰과 귀족층을 중심으로 퍼지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고유의 말차 다도로 발전하게 됩니다. 일본의 에이사이 선사는 송나라에서 들여온 차 씨를 경내에서 재배하며 약용과 수행용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는 차를 수행 중 졸음을 방지하거나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정신 수행의 일부가 된 말차는 15세기 무로마치 시대에 들어서면서 귀족들 뿐만 아니라 무사계급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게 되었고 다도문화로 정형화되었습니다. 말차는 센노 리큐에 의해 예술과 정신의 경지로 끌어올려졌고 미학을 반영하여 간결하고 실용적인 차도구의 변화도 가져왔습니다. 센노 리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전쟁 무사의 다도 스승으로 활동하며 정신수양을 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말차문화는 권력, 예술, 수행을 모두 아우르며 형식미와 정신성을 완성시켰습니다.

 

말차의 재배과정

 

말차는 일반 녹차와 달리 그늘에서 자라도록 특별히 재배된 고급차잎 텐차를 갈아 만든 가루차입니다. 말차는 보통 녹차용 차나무와 같은 품종에서 재배합니다. 이 품종은 감칠맛을 주는 테아닌성분이 많고 질 좋은 찻잎이 자랍니다. 이 차나무는 안개가 많고 습한 지역인 비탈진 산간지역이 이상적이고 배수가 잘 되고 일조량이 적당한 토양이 좋습니다. 말차나무는 수확 약 20-30 일 전 차광막, 대나무 발 등으로 덮어 햇빛을 차단시켜야 합니다. 햇빛이 줄면 광합성이 억제되기 때문에 테아닌 성분이 유지되고 떫은맛 성분인 카테킨이 적어지며 부드럽고 고운 맛을 냅니다. 이 과정에서 찻잎은 짙은 녹색으로 자라게 됩니다. 말차의 원료는 1번 잎인 첫물차만을 선별하여 수확하는데 이 시기는 보통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입니다. 수확한 찻잎은 90-120초간 쪄서 산화가 되는 과정을 멈춥니다. 찌는 과정은 말차의 선명한 색과 신선한 향을 유지시키기 위한 핵심 과정이며 발효나 산화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말차의 찌는 방식은 일본식 증제 녹차 방식을 사용하며 한국과 중국의 덖는 방식과 구분되는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찻잎을 찌고난 뒤에는 빠르게 냉각시켜 효소의 작용을 완전히 차단하고 줄기와 잎맥을 제거해 텐차만을 남깁니다. 텐차는 잎 부분만 남아있는 가벼운 말차전용 원료입니다. 최종적으로 텐차를 석재맷돌로 천천히 갈아 아주 미세한 가루로 만들어 주면 말차가루가 완성됩니다. 전통 방식은 시간당 30-40g만 생산될 정도로 아주 섬세한 작업입니다.

 

말차 다도 하는 법

 

말차 다도는 정신수양과 미학이 깃든 차 마시는 의식입니다. 정해진 순서와 예절에 따라 진행되는데 가장 기본적인 접대용 말차 다도 방식인 오테마에를 기준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말차 다도에는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한데 말차를 담는 그릇인 차완, 대나무로 만든 거품 내는 도구 차선, 말차를 떠내는 가늘고 긴 숟가락 차시 등입니다. 그 밖에 도구를 닦을 때 사용하는 휴지나 행주가 있으면 좋습니다. 말차 다도의 첫 번째는 도구정리입니다. 손님이 보기 전에 차완, 차선, 차시를 정갈하게 정렬하고 깨끗하게 닦습니다. 도구를 하나하나 닦는 과정 자체가 의식의 일부가 됩니다. 그다음은 말차를 차시로 2g 정도 떠서 차완에 담습니다. 이때 체에 한번 걸러서 정제된 텐차를 뭉치지 않게 해주는 작업을 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다음 약 70-80도씨로 식힌 물 60-70ml를 부어줍니다. 이때 물 온도가 너무 높으면 맛이 떫고 거칠어집니다. 차선으로 M자 또는 W자 모양으로 흔들어 말차를 고루 풀고 표면에 고운 거품이 생기도록 저어줍니다. 거품은 부드럽고 조밀할수록 고급스러운 것으로 여겨집니다. 말차가 완성되었으면 손님 앞에 조심스럽게 돌려 내놓습니다. 손님은 그릇을 양손으로 받들고 감사 인사 후 마십니다. 다 마시고 나면 차완을 감상하거나 도구를 칭찬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말차다도는 단순한 음료 제공이 아니라 정성, 존중, 배려의 정신을 실천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