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대 삼국시대는 신라, 백제, 고구려 세 나라의 문화와 역사가 각기 다른 형태로 발달한 시기입니다. 이 가운데 경주와 공주는 각각 신라와 백제의 수도였던 지역으로, 지금도 수많은 유적과 문화재가 남아 있어 역사 탐방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본 글에서는 신라의 천년 수도 경주와 백제의 옛 도읍 공주를 중심으로, 삼국유적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적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경주부터 공주까지 유적여행 :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는 신라의 수도로 천년 이상 지속된 고대 왕국의 찬란한 유산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경주의 중심에는 첨성대, 대릉원, 불국사, 석굴암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적들이 밀집해 있으며, 도보로도 이동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어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체험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가장 먼저 들를 만한 곳은 대릉원 고분군인데 신라 왕족의 무덤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천마총 내부를 실제로 관람할 수 있어 고분 문화에 대한 생생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이곳에서는 금관, 금제 허리띠, 청동거울 등 신라의 찬란한 금속 공예 문화를 볼 수 있으며, 고분 형태를 통해 당시 장례문화와 권력 구조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첨성대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데 신라의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인근에는 월성,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 국립경주박물관이 위치해 있어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불국사는 석가탑과 다보탑으로 대표되는 통일신라의 정교한 건축미를 보여주며, 석굴암은 불교 신앙과 예술이 집약된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두 유적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수학여행뿐 아니라 성인들의 역사 여행지로도 매우 적합합니다.
백제의 수도, 공주에서 만나는 고대 유산
충청남도 공주는 백제의 후기 수도로, 웅진백제 시기(475~538년)의 중심지였습니다. 현재 공주에는 백제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2015년에는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공주 유적 탐방의 출발점은 무령왕릉과 송산리 고분군입니다. 특히 무령왕릉은 백제 왕릉 중 유일하게 주인공이 밝혀진 유적으로, 왕과 왕비의 합장무덤이 발굴 당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정교한 금제관식, 석수, 목관재 등은 백제 장인의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여줍니다. 송산리 고분군은 능선에 따라 조성된 고분들이 이어져 있어 산책로로도 인기가 있으며, 무령왕릉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분의 구조와 차이를 비교 관찰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백제왕도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관과 체험 공간도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적합합니다. 공산성은 백제의 방어 중심지였던 산성으로, 백제왕이 거주하던 왕궁이 있던 곳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남아 있는 성곽을 따라 걸으며 금강을 내려다보는 경치는 장관이며, 석축과 목재 성곽 흔적 등을 통해 당시의 축성 기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 내에는 임류각지, 연지 등의 유적도 남아 있어 산책하면서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백제문화제가 열리며, 왕의 행렬, 전통공연, 유등축제 등이 함께 진행되어 보다 생생한 역사 체험이 가능합니다.
삼국유적의 연결, 중부 내륙의 고대 역사 루트
경주와 공주를 연결하는 중부 내륙 지역에는 삼국시대의 또 다른 유산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익산, 부여, 김제 등이 있으며, 이 지역들을 함께 묶어 ‘백제역사유적지구 탐방’으로도 많이 여행합니다.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로, 정림사지 5층석탑, 백제금동대향로, 능산리 고분군 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부여 국립박물관은 백제 후기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시물이 풍부하며, 정림사지는 사찰 유적의 배치와 건축 양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현장입니다. 익산에는 백제 최대의 사찰인 미륵사지가 위치해 있고 가장 오래된 석탑 중 하나인 미륵사지 석탑이 최근 해체·복원 작업이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이 석탑은 인근 왕궁리 유적과 함께 백제 왕도 연구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주~공주~부여~익산을 연결하는 루트는 차량으로 2~3일 일정으로 구성할 수 있으며, 고속도로와 고속철도(KTX) 이용도 편리해 접근성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이 루트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 한국 고대사의 흐름과 삼국 간의 문화 차이를 비교·분석하며 이해할 수 있는 역사 교육 코스로도 적합합니다. 이러한 유적 여행은 단체 패키지로도 운영되며, 문화해설사를 동반하면 더욱 풍성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신라의 경주, 백제의 공주와 부여, 그리고 그 사이의 역사적 지점들을 따라가는 여행은 단순한 유적 관람을 넘어서 과거로의 시간 여행입니다. 찬란한 문화와 고대 왕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들 지역은 한국의 정체성과 문화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다가오는 휴가나 주말에는 삼국유적 여행으로 깊이 있는 역사 체험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