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오래 혼란을 겪었던 지점은 단백질이었다.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는 방향은 비교적 명확했지만, 단백질은 늘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잘못 먹으면 살이 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실제 경험은 그 둘 사이를 오갔다. 단백질을 늘렸을 때 분명 허기는 줄었지만, 어느 순간 체중은 멈추고 몸은 묵직해졌으며, 배는 부른데 식사가 끝난 느낌이 들지 않는 상태가 반복되었다. 이 글은 단백질을 ‘정답’처럼 믿고 접근했다가 실패를 겪고, 그 실패를 다시 해석하며 기준을 만들어간 과정을 사람의 흐름 그대로 담은 기록이다.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실제로 단백질을 늘렸을 때 몸에서 어떤 신호가 나타났고, 그 신호를 어떻게 해석했으며, 어떤 판단 끝에 방식을 바꾸게 되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풀어낸다. 독자는 이미 다이어트를 여러 번 시도했고, 식단 지식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왜 나는 남들처럼 하면 더 꼬일까”라는 질문을 반복해 온 사람이다. 이 글의 목적은 단백질을 많이 먹으라는 조언이 아니라, 오늘 식사 앞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판단 기준을 몸의 감각 기준으로 세우는 데 있다.

단백질이 다이어트를 해결해 줄 거라 믿었던 시작
혈당 다이어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탄수화물의 양이었다. 밥과 빵, 면을 줄이고 대신 단백질을 늘리는 방식이었다. 당시 접했던 대부분의 정보는 단백질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초반 반응은 좋았다. 식사 후 졸음이 줄었고, 이전처럼 금방 허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이 경험은 단백질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이제 방법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단백질을 더 늘렸다. 배고픔이 느껴질 때마다 단백질을 선택했고, 간식 대신 단백질을 먹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다. 분명 배는 부른데 식사가 깔끔하게 끝난 느낌이 없었고, 체중은 줄지 않거나 정체되었다. 어떤 날은 충분히 먹었는데도 계속 뭔가를 더 먹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적응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몇 주 이상 이어지자 단순한 적응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단백질은 혈당 다이어트에 좋다는데, 왜 몸은 점점 둔해지고 애매한 신호를 보내는 걸까. 이 지점에서 처음으로 ‘단백질을 얼마나 먹느냐’보다 ‘단백질을 어떤 역할로 쓰고 있느냐’를 돌아보게 됐다. 단백질을 배고픔을 억누르는 도구로만 사용하고 있었고, 그 선택이 오히려 몸의 리듬을 더 흐트러뜨리고 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됐다.
시행착오 속에서 드러난 단백질의 진짜 위치
단백질 섭취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기준 없이 양을 늘렸다는 점이었다. 배고프지 않기 위해, 식욕을 통제하기 위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단백질을 사용하고 있었다. 단백질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부담이 없는 영양소는 아니었다. 특히 공복 상태가 불안정한 날에는 단백질이 오히려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아침에 이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포만감은 있는데 만족감은 떨어졌다. 반대로 공복이 비교적 안정된 날에는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식사가 편안하게 마무리됐다. 이 차이를 여러 번 겪으면서 하나의 중요한 판단에 도달했다. 단백질의 문제는 양이 아니라 상태와 맥락이라는 점이었다. 또 하나의 시행착오는 단백질을 탄수화물의 완전한 대체재로 사용했던 것이다. 밥을 줄인 자리를 단백질로만 채우다 보니 식사의 균형이 무너졌고, 몸은 이를 또 다른 불안 요소로 받아들였다. 단백질을 충분히 먹고 있는데도 만족감이 없는 이유는, 단백질이 식사의 중심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을 거치며 단백질의 역할이 조금씩 분명해졌다. 단백질은 다이어트를 밀어붙이는 엔진이 아니라, 혈당이 급격히 흔들리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 주는 장치에 가까웠다. 식사의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부드럽게 이어주며, 다음 식사까지의 리듬을 안정시키는 역할이다. 단백질을 늘리면 살이 빠질 거라는 기대는 오히려 단백질을 잘못 쓰게 만들었다. 그 기대를 내려놓고 나서야 단백질은 몸에 협조적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단백질 행동 기준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단백질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생겼다. 첫째, 공복 상태가 불안한 날에는 단백질을 배를 채우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때 단백질은 포만감을 주기보다 소화 부담과 식욕 왜곡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둘째, 단백질은 식사의 주인공이 아니라 리듬을 잡아주는 보조로 둔다. 배고픔을 억누르기 위해 단백질을 늘리는 순간, 식사는 다시 통제의 대상이 된다. 셋째, 단백질의 적정량은 계산이 아니라 식사 후 몸의 반응으로 판단한다. 식사 후 몸이 편안하게 안정되는지, 아니면 속이 답답하고 애매한 허기가 남는지를 본다. 이 신호가 바로 내 몸에 맞는 단백질 양을 알려준다. 혈당 다이어트에서 단백질의 역할은 분명하다. 혈당을 직접 낮추는 주인공이 아니라, 혈당이 안정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조력자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살이 빠질 거라는 기대 대신, 단백질이 내 식사 흐름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다이어트를 여러 번 실패해 본 사람일수록 이 기준 하나만으로도 식사는 훨씬 덜 힘들어진다. 혈당 다이어트는 정답을 외우는 싸움이 아니라, 내 몸의 반응을 읽어내는 연습이라는 사실을 단백질은 아주 솔직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