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단순한 손 떨림이나 느린 움직임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 질환의 핵심에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점진적 감소’가 자리하며, 특히 중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이라는 영역에서 도파민을 생산하는 세포들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면서 운동 조절 기능이 무너진다. 도파민은 움직임을 부드럽게 조율하고 신체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인데, 이 물질이 부족해지면 뇌는 의도한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지시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근육 강직, 느린 동작, 자세 불안정, 떨림 같은 파킨슨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최근 연구는 운동 증상뿐 아니라 동기 저하, 우울, 수면 장애, 후각 저하 등 비운동성 증상 역시 도파민 회로와 신경세포 감소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파킨슨병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어떻게 감소하는지, 그 과정이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왜 이 질환이 점차 악화되는지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설명한다.

파킨슨병의 본질은 무엇인가
파킨슨병은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이며, 특히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 발병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파킨슨병을 ‘손이 떨리는 병’ 정도로 이해하지만, 실제로 파킨슨병의 본질은 뇌 속 특정 신경세포의 사멸과 그에 따른 신경 회로 붕괴에 있다. 이 병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손상되는 신경세포는 도파민을 생산하는 세포들이다. 도파민은 뇌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은 움직임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발을 뻗는 단순한 동작도 사실 도파민 신호에 의해 부드럽게 이어진다. 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이 도파민 신호가 약해지면서 ‘움직이려는 의도’와 ‘실제 움직임’ 사이의 연결이 끊기게 된다. 그 결과 근육이 뻣뻣해지고, 걸음이 느려지며, 몸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병은 왜 도파민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가? 그 원인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신경세포 내부에서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해 루이소체(Lewy body)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 단백질 축적은 신경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결국 세포 사멸을 촉진한다. 또한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뿐 아니라 깊은 내면의 변화를 동반한다. 후각 저하와 같은 초기 증상, 수면 이상, 기분 변화, 인지 저하 등 다양한 비운동성 증상 역시 도파민 감소와 관련되어 있다. 이처럼 파킨슨병은 단순한 운동 장애가 아니라 뇌 전체 기능의 균형이 무너지는 종합적 질환이다. 이 글은 파킨슨병의 핵심인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그 변화가 어떻게 여러 신체·정서 기능에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본다.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의 신경학적 원리
파킨슨병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나는 부위는 중뇌의 흑질(substantia nigra pars compacta)이다. 이곳에는 도파민을 생산하여 기저핵(basal ganglia)으로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밀집해 있다. 도파민은 기저핵 회로의 활동을 조절해 움직임의 속도·정확성·부드러움을 조율한다. 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 약 60~70%가 소실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은 발현 전에 이미 상당한 신경세포 손상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도파민 신경세포가 감소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의 비정상적 응집이다. 이 단백질이 잘못 접히고 응집하면 루이소체(Lewy body)가 형성되며, 이는 신경세포의 내부 구조와 기능을 방해한다. 이러한 단백질 축적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산화 스트레스 증가, 신경염증 유발 등 다양한 형태로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또한 도파민 자체도 산화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생성할 수 있어, 신경세포가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파킨슨병에서는 산화 스트레스와 항산화 방어 시스템이 균형을 잃어 신경세포가 더 쉽게 손상된다. 도파민 신호가 줄어들면 기저핵 회로는 정상적인 운동 조절 기능을 잃게 된다. 직접 경로와 간접 경로로 구성된 기저핵 회로는 움직임 시작과 억제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파킨슨병에서는 이 회로의 조절이 무너지며 운동이 느려지는 ‘서동(bradykinesia)’과 강직(rigidity)이 나타난다. 떨림(tremor)은 뇌 회로의 불규칙한 전기 신호가 원인이며, 도파민 저하는 이러한 불안정성을 더 키운다. 비운동성 증상 역시 도파민 감소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동기 저하와 무기력은 도파민 보상 회로의 기능 저하로 설명되며, 후각 상실은 질병 초기 신경망 손상의 대표적 신호로 알려져 있다. 장운동 저하, 수면장애, 주의력 저하 등도 도파민 신호 감소 및 자율신경계 회로 손상과 연결된다. 결국 도파민 신경세포의 감소는 단순히 운동 장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 전체에 영향을 주는 파킨슨의 근본적 병리이다.
도파민 감소는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
파킨슨병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라는 사실이다. 흑질에서 도파민을 생산하는 세포가 점점 사라지면 뇌 회로는 정상적인 운동 리듬을 유지할 수 없으며, 그 결과 움직임은 느려지고, 근육이 굳으며, 몸이 떨리는 파킨슨 증상이 나타난다.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는 단순한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는 현상이 아니라, 알파시뉴클레인의 비정상적 응집,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염증 반응 증가, 산화 스트레스 등 여러 생물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러한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한 번 손상된 신경세포는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질환은 점진적으로 악화된다. 그러나 연구는 계속 진전되고 있으며, 도파민 신경세포 재생, 단백질 응집 억제, 염증 조절 등 다양한 치료 전략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뇌 자극 치료,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기반 치료 등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 미래의 치료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파킨슨병을 단순히 ‘노화로 인한 운동 장애’로 볼 것이 아니라, 뇌의 신경세포 변화에서 시작되는 복합적 질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파민 감소의 기전을 이해할 때, 우리는 파킨슨병의 예방과 치료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이 질환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일상의 변화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