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우울증은 뇌 기능 변화의 신호였다

by mynews48106 2025. 11. 25.

필자는 우울증을 겪으며 내가 실제로 느꼈던 변화에 대해서 기록을 남기면서 이 글을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고,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사라지지 않았으며, 감정은 분명 슬프지 않은데 삶 전체가 흐릿해진 느낌 속에서 하루를 버텨야 했다. 처음에는 이 상태를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오해했고, 그래서 더 스스로를 다그쳤다. 하지만 그럴수록 몸과 생각은 더 느려졌고, 예전처럼 기능하지 않는 나 자신이 낯설어졌다. 이후 뇌와 스트레스, 신경 기능에 대한 자료를 접하며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겪고 있던 것은 단순한 기분 저하가 아니라, 우울증으로 인한 뇌 기능 변화에 가까운 상태였다는 사실을. 필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위해 여기에서 공통적으로 체감한 증상과 그 의미를 고스란히 밝혀내고자 한다. 나와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누군가에게, 자기 비난을 멈추고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울증의 자기관리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라는 질문이 매일 반복됐다

어느 날부터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생각보다 먼저 몸의 감각이 느껴졌다. 눈을 떴지만 개운하지 않았고, 잠을 더 자도 회복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에는 늘 같은 질문이 떠올랐다.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지?”, “오늘도 그냥 버텨야 하나?” 특별히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와 다를 게 없는 일상이었다. 그런데도 몸은 이미 지쳐 있었고, 머리는 멍한 상태로 굳어 있었다. 커피를 마시면 잠깐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 같다가도 금세 다시 가라앉았다. 가장 혼란스러웠던 건 감정이었다. 슬프지는 않았다. 울고 싶지도 않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모든 일이 부담스러웠다. 전화벨이 울리면 심장이 먼저 반응했고, 메시지 하나를 확인하는 데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누군가를 만날 생각을 하면 설렘보다 ‘에너지가 얼마나 들까’가 먼저 계산되었다. 그럴수록 나는 스스로를 의심했다. “이건 내가 나태해진 걸까?”, “예민해진 걸까?” 하지만 어느 쪽으로도 설명되지 않았다. 더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았고, 더 쉬어도 회복되지 않았다. 오히려 정상처럼 행동하려 애쓸수록 몸과 마음의 괴리는 더 커졌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기의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누적된 피로와 긴장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다만 그 변화를 설명할 언어가 없었고, 그래서 가장 쉬운 결론인 ‘내가 문제다’라는 해석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은 바로 그 오해를 풀기까지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우울증 뇌 기능 변화, 내가 몸으로 느낀 증상들

우울증이라고 하면 흔히 감정의 문제를 떠올리지만, 내가 체감한 변화는 감정보다 ‘기능 저하’에 가까웠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생각의 속도였다. 예전 같으면 바로 결정했을 일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고, 그 망설임 자체가 또 다른 피로를 만들었다. 머릿속에서는 계속 생각이 돌아가는데, 정작 결론은 나지 않는 상태가 반복됐다. 집중하려 하면 오히려 더 산만해졌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하면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올라왔다. 몸의 감각도 분명히 달라졌다. 이유 없이 어깨와 목이 무겁게 굳어 있었고, 숨을 깊게 쉬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무엇보다 가장 낯설었던 건 ‘즐거움’의 변화였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기대되던 일들이 이제는 무색무취처럼 느껴졌다. 싫지도 좋지도 않은 상태, 감정의 채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스스로를 다그쳤다. “하기 싫어도 하는 게 어른이지”, “이 정도로 무너질 수는 없어.” 하지만 그렇게 밀어붙일수록 상태는 더 악화됐다. 그러다 스트레스와 뇌 기능,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글을 접했고, 처음으로 내가 가진 증상들이 설명되기 시작했다. 도파민이 줄어들면 ‘하고 싶다’는 신호 자체가 약해진다는 설명,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뇌가 생존 모드로 전환되어 여유와 즐거움을 뒤로 미룬다는 설명은 내가 느끼던 상태와 놀라울 정도로 맞아떨어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의지를 잃은 게 아니라, 의지가 작동할 수 없는 뇌 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이 이해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나 자신을 비난하던 목소리를 눈에 띄게 낮춰주었다.

내가 경험으로 깨달은 우울증 회복의 시작점

이해가 생기자 회복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예전의 나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앞섰다면, 이제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바꾼 건 내 상태를 부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는 이유를 캐묻기보다 “오늘은 뇌가 쉬어야 하는 날이구나”라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했다. 그다음으로는 아주 작은 리듬부터 만들었다.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 햇빛을 보는 것, 잠깐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것. 의욕은 여전히 없었지만, 행동을 최소 단위로 쪼개니 감당할 수 있었다. 산책을 나가고 싶어서 나간 게 아니라, 그냥 신발을 신었다. 걷다 보니 생각이 조금 느슨해졌고, 그 경험이 반복되면서 몸의 무게감이 아주 서서히 달라졌다. 생각이 완전히 맑아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더 깊은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였다. 예전에는 이런 상태의 나를 ‘문제’로 봤다면, 이제는 ‘회복이 필요한 상태’로 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혹시 나와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느끼는 그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몸과 뇌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듣기 시작하는 순간, 회복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