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단지 현대인의 취미나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아닙니다.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도 동물은 오랫동안 인간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특히 고대 문명 속에서는 반려동물이 단순히 애완의 개념을 넘어 신성하거나 실용적인 역할까지 맡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반려동물 문화를 가장 먼저 꽃 피운 고대 문명국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독특한 동물관과 문화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고대 문명에서 반려동물 키운 나라 - 이집트
이집트는 반려동물 역사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특히 고양이는 이집트 문명을 대표하는 동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에게 고양이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닌 신성한 존재였습니다. 고양이는 쥐를 잡는 실용적인 역할도 했지만 더 나아가 풍요와 가정의 수호신인 바스테트 여신과 연결되며 숭배 대상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고양이를 죽인 사람이 사형에 처해질 정도로 보호받았고, 사망한 고양이를 미라로 만들어 정성스럽게 장례까지 치렀습니다. 고양이 미라는 오늘날까지 발굴되며 당시의 애정을 증명해주고 있죠. 또한 이집트 귀족들은 애완 고양이에게 값비싼 장신구를 채워주었고 그림 속에도 함께 등장시켰습니다. 이는 고양이가 단지 동물 이상의 존재로 대우받았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고양이를 애정하는 방식은 어쩌면 이집트인들의 전통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중국 – 반려견과 함께한 황실의 일상
중국도 오래된 반려동물 문화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특히 고대 중국에서는 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초기 농경사회에서는 집을 지키고 사냥을 돕는 파트너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반려동물로서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주나라 시대부터 개는 길조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일부 종은 황실에서만 기를 수 있도록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페키니즈입니다. 페키니즈는 작은 몸집과 풍성한 털, 당당한 걸음걸이로 황제와 왕족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며 궁궐 내부에서만 생활했습니다. 이 개를 훔치거나 해치면 엄벌을 받았다고 하니 단순한 반려동물을 넘어 신분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송나라나 당나라 시기에는 개와 고양이를 그린 예술 작품이 유행하기도 했고 애완동물을 돌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국의 반려동물 문화는 실용성과 예술성, 신분적 상징이 공존한 매우 독특한 형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와 로마 – 실용과 애정의 균형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반려동물은 일상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리스에서는 특히 개가 충직함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철학자 플라톤이나 시인 호메로스의 기록에도 반려견에 대한 묘사가 등장합니다. 로마 시대에 접어들면서 반려동물은 더욱 대중화됩니다. 로마인들은 개뿐만 아니라 새, 원숭이, 심지어 사슴까지도 반려동물로 키웠습니다. 특히 부유한 로마 시민들은 소형 견종을 귀족 여성들의 무릎 위에서 키우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이런 소형견들은 ‘라피도리움(canis lapidarium)’이라 불렸고, 현대의 몰티즈나 치와와의 조상으로도 여겨집니다. 한편, 로마의 주택 입구에서는 ‘Cave Canem(개 조심)’이라고 쓰인 바닥 모자이크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집을 지키는 개의 존재를 보여주는 동시에 반려견이 얼마나 일상적인 존재였는지를 상징합니다. 또한 고대 로마인들은 반려동물이 죽으면 무덤을 만들어 주고, 비문까지 새겨주는 등 깊은 애정을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단순한 애완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고양이를 신성시한 이집트, 반려견을 왕실에서 아꼈던 중국, 실용과 감성의 균형을 보여준 그리스·로마까지. 각 고대 문명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동물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이러한 유산은 오늘날 우리의 반려동물 문화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더 깊어질 것입니다. 고대의 지혜와 애정을 되새기며, 우리도 지금 곁에 있는 동물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반려동물은 단순히 귀여운 존재를 넘어서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함께 삶을 살아온 친숙한 생명체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